1. 독특한 무늬를 가진 아메리칸 숏헤어
아메리칸 숏헤어는 3.6kg에서 6kg까지 자라는 중소형 고양이 품종입니다. 생후 3개월까지 성장하는 아메리칸 숏헤어는 아름답고 독특한 무늬의 털을 가지고 있습니다. 짧고 윤기나는 털을 가지고 있으며, 바탕이 되는 털은 보통 아름다운 은빛을 띠고 있습니다. 신비한 은색 털 위에 개체마다 다른 형태의 검은 무늬가 소용돌이처럼 새겨져 있는데, 이를 블로치드 태비(Blothed tabby)라고 부릅니다. 이처럼 아메리칸 숏헤어를 떠올렸을 때 대표적으로 생각나는 은색 털과 검은 무늬입니다. 그러나 사실 흰 털에 푸른색 눈을 가지거나 갈색 바탕 털, 잿빛의 털을 가진 경우 등 80가지 이상의 다양한 무늬와 패턴이 아메리칸 숏헤어로 인정 되어지고 있습니다. 이는 영국에서 미국으로 건너온 아메리칸 숏헤어가 미국 지역에 정착되면서 여러 종의 토착 고양이 품종과 교배, 번식이 이루어졌기 때문입니다.
아메리칸 숏헤어는 이름은 코리안 숏헤어와 비슷하지만 보다 둥글 납작한 두상을 가지고 있습니다. 크고 단단한 뼈대를 가지고 있어 힘과 지구력이 뛰어납니다.
2. 쥐들의 천적 아메리칸 숏헤어
아메리칸 숏헤어가 미국에 정착하게 된 시작은 1920년 청교도들에 의해서였습니다. 102명의 청교도들은 영국에서 미국으로 배를 타고 이동하며 쥐에 관한 문제를 겪게 되었습니다. 그들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메이플라워'호에 몇 마리의 고양이를 태우고 출항했습니다. 그러나 미대륙 개척의 과정은 쉽지 않았고, 추위와 질병 등의 고난 속에서 많은 고양이들 중 튼튼한 아메리칸 숏헤어만이 살아나게 되었습니다. 혹독한 항해를 견딜 만큼 건강하고 용감한 고양이, 아메리칸 숏헤어는 새로운 대륙에서도 잘 적응할 수 있었습니다.
이후 이 고양이를 사랑하게 된 사람들이 미국의 토착 종들과 교배를 시도하였고, 개체수가 늘어난 이 고양이 품종은 1906년에 도메스틱 숏헤어(domestic shorthair)라는 이름으로 처음 품종 인정을 받게 됩니다. 이후 이 독특하고 아름다운 고양이가 오직 미국에만 있으며 전 세계적으로 퍼져있는 들고양이들과는 차별되는 품종임을 인정받아 1966년에 '아메리칸 숏헤어'로서 명칭을 변경하여 품종 인정을 받게 되었습니다.
3. 용감하고 독립적인 고양이
아메리칸 숏헤어를 기르는 경우 이 고양이에게서 겁을 먹거나 낯을 가리는 모습을 보기는 매우 어렵습니다. 거친 항해를 견디며 쥐를 잡고 인간과 함께 해온 이 고양이들은 성격마저도 매우 건강합니다. 기본적인 욕구만 충족된다면 대체로 태평하고 너그러운 성향을 보여줍니다. 때문에 아메리칸 숏헤어는 다른 고양이들과도 무탈히 잘 지내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이 고양이들은 보호자의 어린 자녀들과도 함께 잘 뛰어놀고 아기를 보살피는 등의 행동도 보여줍니다. 다만 호기심이 많고 창가에 머물며 새를 관찰하는 등 사냥 놀이를 매우 좋아하는 특성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새나 햄스터 등의 소동물과 함께 기르는 것은 권장되지 않습니다.
아메리칸 숏헤어는 목소리가 큰 수다쟁이 고양이는 아닙니다. 대체로 사람을 좋아하여 무릎에 올라가는 것을 좋아하는 강아지 같은 면모도 가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 품종의 고양이는 혼자서 남겨지는 시간도 크게 어려워하지 않는 독립적인 성격도 가지고 있습니다. 보호자와 적절한 애정을 나누고 충분한 관리만 이루어진다면 크게 외로움을 타지 않기 때문에 초보 집사에게 자주 추천되곤 합니다.
다만 이 고양이는 먹성이 좋아 비만이 되기 쉬운 특성을 가지고 있고, 놀이와 사냥, 뛰어노는 것을 매우 좋아하는 특성을 가졌기 때문에 충분한 놀이 활동을 통해 활동량을 채워 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4. A형 혈액형을 가진 아메리칸 숏헤어
고양이는 A형 또는 B형의 혈액형만을 가집니다. B형 혈액형을 가진 고양이에게서는 '혈우병 B(Factor IX 결핍)'라는 유전병을 주의하여야 합니다. 그러나 아메리칸 숏헤어의 경우 품종 전체가 100% A 혈액형을 가지고 있습니다. B형을 가진 다른 품종의 고양이와 교차 번식된 경우가 아니라면 혈우병 유전에 대해서는 완벽히 안전한 고양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이렇듯 아메리칸 숏헤어는 매우 건강하고 튼튼한 특성을 가진 고양입니다. 단단한 골격과 근육질의 몸, 운동을 좋아하는 체질로 질병에도 강한 모습을 보여줍니다. 다만 많은 품종 고양이들이 가지고 있는 '심근 비대증(HCM)' 만큼은 유전적 위험군에 속하기 때문에 주의가 필요합니다. 심근 비대증은 심근, 즉 심장의 근육 벽이 두꺼워지는 증상이므로 정기적인 심장초음파 진단이 필요합니다.